모델 연기 연습으로 믿게 한 청소년 위계간음 판례
모델이나 배우가 되고 싶은 청소년에게 “연기 연습에 필요하다”는 말을 하며 성적 행위를 요구했다면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단순한 직업상 조언인지, 성적 자기결정을 왜곡한 위계인지 가르려면 말의 내용과 역할, 피해자가 믿은 대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대법원 2021도9041 판결은 돈이 아닌 대가와 동기도 위계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 1.매니저와 사진작가 역할을 함께 꾸민 사건
- 2.직업의 꿈이 왜 중요한 동기가 되었을까요?
- 3.전문가를 사칭하면 언제나 같은 죄일까요?
- 4.촬영 행위도 따로 살펴야 합니다
- 5.역할과 계정을 시간순으로 복원합니다
- 6.비금전적 대가는 막연한 기대와 구별합니다
- 7.촬영과 성관계의 의사는 따로 확인합니다
- 8.진로 약속이 얽힌 사건의 첫 상담
피고인은 연예기획사 매니저와 사진작가 역할을 모두 맡아 청소년 피해자에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피해자는 모델이 되기 위한 연기 연습의 일부로 성관계를 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피고인이 만든 허위 상황은 단순히 만나게 만드는 수단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가 성관계를 직업 준비 과정의 한 부분이라고 이해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성관계의 동기 또는 돈이 아닌 대가에 관한 기망으로 보았습니다. 당시 청소년보호법상 위계 등에 의한 간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가 얻을 것으로 기대한 것은 현금이 아니라 모델 활동의 기회와 준비라는 비금전적 이익이었습니다.
법률사무소 니케의 성범죄전문변호사는 금전이 오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가 관계를 배제하지 않고, 성적 행위와 연결된 기회나 약속의 실질을 확인합니다.
현재 형법 제302조의 미성년자·심신미약자 간음·추행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이나 추행을 한 때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합니다. 법정형을 적용하기 전에는 어떤 허위 사실이 피해자의 결정을 움직였는지 특정해야 합니다.

위계는 피해자가 성적 행위 자체를 다른 행동으로 착각한 경우에만 인정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성적 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나 그 행위와 결부된 대가에 관하여 오인하게 한 경우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말의 내용이 성적 행위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이유가 되었고, 그 때문에 자발적이고 진지한 성적 자기결정이라고 보기 어렵다면 위계가 문제 됩니다.
이 사건에서 “연기 연습”이라는 설명은 피해자의 장래 희망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매니저와 사진작가라는 역할을 꾸민 것도 그 설명을 믿게 하는 장치였습니다. 피해자는 성관계를 사적인 요구가 아니라 모델이 되기 위한 과정으로 잘못 이해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오인과 성관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아닙니다. 이 판결은 직업을 속인 모든 경우나 청소년에게 진로 조언을 한 모든 경우를 위계간음으로 본 것이 아닙니다. 사칭한 역할이 어떤 말을 믿게 했는지, 그 말이 성적 행위와 어떻게 결부되었는지, 피해자가 무엇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했는지가 확인되어야 합니다.
예컨대 프로필에 과장된 경력을 쓴 사실과 성관계를 연습으로 믿게 한 사실은 법적 의미가 다릅니다. 전자는 관계 형성의 배경일 수 있지만, 후자는 성적 행위를 결정한 직접적인 동기와 연결됩니다. 사건을 정리할 때에는 계정 소개, 오디션이나 촬영을 언급한 대화, 역할별로 사용한 이름과 연락처, 성적 행위 요구가 나온 시점을 분리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2021도9041 판결은 피고인이 그런 과정에서 피해자의 나체를 촬영한 행위에 관해서도 판단했습니다. 피해자가 연기 연습이라고 잘못 믿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촬영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할 수 있으므로 카메라 이용 촬영 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부분은 촬영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자동으로 결론이 난다는 뜻이 아니라, 위계로 만들어진 인식과 촬영에 대한 의사를 따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촬영물이 남아 있다면 복제하거나 전송하지 말고 존재와 보관 상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합니다. 삭제를 시도하거나 상대방에게 삭제를 조건으로 연락하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피해자도 촬영 당시 어떤 설명을 들었고 무엇에 동의했다고 생각했는지 기억나는 범위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사람이 여러 인물을 연기한 사건은 메시지 주체부터 혼동되기 쉽습니다. 각 계정의 이름, 연락 시각, 말투, 전달받은 사진, 직업상 지시처럼 보인 문구를 표로 정리하면 누가 어떤 오인을 만들었는지 드러납니다. 다만 확인되지 않은 사람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추정해 사실관계를 늘려서는 안 됩니다.
피의자는 매니저와 사진작가 역할을 왜 나누었는지, 피해자가 연습이라고 믿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피해자는 모델 활동에 어떤 기대를 가졌고 성적 행위를 왜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구체적으로 진술해야 합니다. 양쪽 모두 원본 기록과 기억을 섞지 않고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고 해서 모든 성관계가 곧 위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고인이 구체적인 역할을 사칭하고 성적 행위를 연기 연습의 일부라고 설명했으며, 피해자가 그 설명을 사실로 믿은 과정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도와주겠다”는 호의적 말과 특정 행위를 해야 기회를 얻는다는 조건은 구별해야 합니다. 오디션 일정, 촬영 계획, 계약이나 교육을 언급한 내용이 있었다면 실제 성적 요구와 어느 시점에 연결되었는지 확인합니다.
돈이 아닌 대가는 형태가 남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화를 더 세밀하게 읽어야 합니다. 피해자가 기회 제공을 기대한다는 표현을 했는지, 피고인이 자신의 권한을 반복해 강조했는지, 성적 행위를 거절하면 기회가 사라진다는 취지의 말이 있었는지 살핍니다. 판례에 없는 조건을 추정으로 보태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연기 연습에 동의했다고 생각한 피해자가 촬영까지 모두 동의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촬영에 응한 모습만으로 성관계에 대한 의사를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어떤 장면을 왜 찍는다고 설명했는지, 촬영 범위와 보관·사용에 관해 무엇을 알았는지를 행위별로 나눕니다.
판결이 촬영 범죄의 가능성을 함께 본 이유도 위계로 형성된 잘못된 인식이 촬영 의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담에서는 촬영물의 내용보다 먼저 생성 경위와 설명, 피해자의 반응을 정리해야 합니다. 파일을 열람하거나 옮기는 과정에서 추가 유포가 생기지 않도록 원본 보관에 주의합니다.

변호사를 고를 때에는 형사 또는 성범죄 전문 표시만 확인하기보다 유사 사건을 실제 수행했는지, 계정별 대화와 촬영 자료를 첫 조사 전에 어떻게 분석하는지 물어보는 편이 좋습니다. 성범죄 사건을 직접 수행해 온 김민수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의 형사전문 인증을 받은 변호사입니다. 모델·연기·촬영 기회가 성적 요구와 연결되었다면 당시 설명, 계정 자료, 촬영의 경위를 준비해 상담받으시길 권합니다. 결과를 장담하기보다 확인된 사실에서 위계와 촬영 쟁점을 각각 정리하는 과정이 먼저입니다.
